서울대입구역 10년 이상 거주자가 알려주는 찐 고기 맛집.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 사이에 있는 '연탄부락'을 소개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10여년 전. 처음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어요. 처음 겪어보는 이별의 아픔에 정신을 못차리고 온 몸으로 표출하기 바쁠 때였습니다. 무아지경에 이를 때쯤 보다 못한 우리 엄마께서 저를 데리고 추운 길을 나섰습니다.
'연탄?부락? 엄마 어릴 때 연탄으로 불 때고 자랐어~'
그렇게 가게 되었습니다. 연탄부락. 그 와중에 다이어트를 하느라 생삼겹은 먹지 않아 시킨 목살은 제 인생 목살이 되었고요.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는 법! 저는 제 인생 고깃집을 꽤 아프게 만났고 과거는 맛있게 잊었습니다~
연탄부락의 자존심은 돼지보다 이 쫄면인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이게 정말 별미거든요. 처음에 세 젓가락 정도 서비스로 나오는데 일부러 세 젓가락 주시는 것 같아요. 한번 맛보면 어느새 콜버튼엔 나의 검지 손가락이...
저희는 오~두껍삼 2인분, 스테이크 목살 1인분, 껍다구 1인분, 계란찜 이렇게 시켰습니다. 기본 셋팅은 각종 밑반찬, 쌈채소, 된장찌게(밥 안나옴), 쫄면 이렇게 나옵니다. 고기가 한번 초벌 되서 나오는데요, 두꺼워서 그럴 거예요. 완전히 익히고 드셔야 합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이미 하나는 제 입속에 있고요, 두 번째 놈입니다. 장난 아니죠? 저는 삼겹살보다 오겹살을 더 좋아해요. 껍데기 류를 정말 좋아하는데 끝까지 쫄깃거리는 그 식감이 너무 좋더라고요. 담백한 살코기 + 고소한 비계 + 쫀득거리는 식감의 조합! 코평수 넓어지고 주름이 잔뜩 질 정도로 웃음 나는 맛이죠.
스테이크 목살. 오겹살 먹다가 느끼할 때 쯤 목살을 구워보세요. 또 다시 내 검지는 콜 버튼을 향해... 제주도에서 흑돼지 한 번 먹어보고 진짜 놀랐었거든요. 딱 그 맛이에요. 질기지 않고, 야들야들~ 부드럽고, 기름기가 많이 없어 담백하고 고소합니다. 소금에만 탁! 찍어먹어보세요. 이 집 소금이 좀 굵어요. 절대로 꾹- 말고 탁! 찍어 드셔야 합니다.ㅋㅋㅋ
아, 내 껍데기.. 지금 새벽이라 소리없는 아우성 치고 있어요. 정말 이 껍데기는 장충동 왕족발 급입니다. 어디 꿀물에 한번 삶는 것인지, 달짝지근한 간이 되어 나오기 때문에 흐물흐물한 기운만 뺄 정도로 살짝 구워 드셔보세요. 한 입 먹는 순간!! 또 다시 검지 손가락이 콜 버튼으로 구물구물 기어가고 있을 겁니다.
기본 소스로 콩고물과 달콤한 떡꼬치용(?)소스가 나오는데 조화로움이 정말 환상입니다. 콩고물만 찍어 먹어도 맛있는데, 떡꼬치용 소스랑 먹는 게 대박사건입니다. 꼭 드셔보세요! 초고추장이랑 똑같이 생겨서 손도 안 대시는 분들 있는 것 같은데 아니에요! 누명입니다! 이 절박한 글을 보신 분들은 꼭 빨간 소스에 찍어드셔용~
그래서 ㅋㅋㅋ 잊고 있던 계란찜은 아직도 김이 납니다. 더군다나 소리소문없이 나와서 노랗게 생기지 않았으면 잊고 갈 뻔 했어요 ㅋㅋㅋ. 이곳 계란찜은 수분감이 많이 없는 편이에요. 아예 없는 건 아니고요. 고기 질리 때쯤 밥이랑 계란찜이랑 김치랑 해서 입을 싹 씻고 다시 워밍업 합니다. 두 숟갈이면 배가 크게 부르지 않고 딱 적당하죠. 그나저나 이곳 김치 진짜 유산균 폭탄이거든요? 매번 폭탄일 수 없는데 어떻게 그 레벨을 유지하시는 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물에 씻은 듯 흐리멍텅~ 하게 생겨가지고 옛날엔 거들떠도 안봤는데 ㅋㅋㅋ
조금 오래 된 연인과 함께라면, 기념일날 으리으리한 곳 보다 오히려 이런 곳을 선택하겠어요. 10만원돈이면 벌써 8인분 정도 먹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ㅋㅋㅋ 실속형 스테이크 드실 분들 서울대입구역, 낙성대역 사이에 끼어있는 연탄부락 꼭 들려보세요!
저희 동네엔 큰 변화가 아주 많았어요. 번화가다 보니 상가 하나 없어지고 새로 생기는 건 일도 아니었죠. 벌써 저희 집 대로변만해도 80%이상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들락거리던 카페가, 애정하던 만화방이, 나만 알던 피씨방이 유행하거나 새 시대에 적응하는 가게로 바뀌었어요. 그 동안 우리 돼지집은 메뉴판만 바뀌었네요. 낡아서 쓰러질 것 같았던 테라스를 덧대고 덧대면서. 오랜만에 정말 기분까지 좋은 식사를 해서 행복합니다.
이상으로 리뷰하는 동네언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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